학과장 인사말
예수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신다. “물 항아리들을 물로 채우세요.” 그들이 물을 항아리마다 끝까지 채웠다. 그러자 예수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신다. “이제 떠서
잔치 책임자에게 가져다주세요.” 그들이 가져다주었다. 잔치 책임자가 이미 포도주가 된 그 물을 맛보았을 때, ... 신랑에게 말한다. “그대는, 좋은 포도주를 아직까지 간직해 두었군요!” (요한복음 2:7-10)
맹물에서 포도주로
갈릴리 가나에서 혼인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잔치의 흥겨움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포도주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께 이 사실을 알렸고, 예수님은 뜰에 놓인 여섯 개의 돌항아리를 가리키셨습니다. 하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물을 채우고, 그 물을 떠서 연회장에게 가져갔을 때 그것은 이미 포도주로, 그것도 처음 것보다 더 좋은 최고의 포도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기독교학과는 가나의 돌항아리와 같습니다. 그리고 교수진은 주님의 일꾼들입니다. 이곳에 처음 들어오는 여러분은 어쩌면 스스로를 ‘맹물’이라 여길지도 모릅니다. 맹물처럼 특별한 재능이나 가진 것이 없는 부족한 존재라고 여길지 모릅니다. 그러나 가나의 이야기에서 일꾼들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그 항아리 안에 물을 부어 담았을 때에 최고의 포도주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학과를 섬기는 교수님들은 부지런힌 항아리를 청소하고, 관리하며, 그 속에 물을 채웁니다. 여러분들은 기독교학과라는 이 돌항아리 안에 머물러 있으면 됩니다.
기독교학과의 돌항아리 안에서는 지식을 배우는 수업만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학과동아리를 비롯한 다양한 공동체 활동이 있고, 학기를 시작하고 마칠 때에 함께 예배하며, 매월 CCP 집회로도 모입니다. 제자들이 성령의 사람이 되기 전에 기도에 힘썼던 것처럼, 우리도 지식적인 공부만이 아니라 공동체로 모이는 것과 기도에 힘을 쏟습니다. 그래야 맹물을 포도주로 바꾸시는 주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 어려움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고, 성장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약점과 연약함이 드러나 괴로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서 속의 제자들도 바로 그런 과정을 통과하여 맹물에서 포도주가 되었습니다. 그러한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우리 기독교학과의 학생들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의 잔치’를 열어가는 사람들로 성숙해 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곳 기독교학과에 입학하여 4년을 보내고 졸업할 때, 여러분의 대학 생활이라는 이야기를 한번 되돌아보십시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를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은총들을 찾아보십시오. 그러면 가나 혼인 잔치의 항아리 속의 물들이 포도주로 변한 이야기처럼, 여러분의 대학 생활도, 여러분의 인생도 하나님의 은총으로 채워진 이야기, 곧 맹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기적의 이야기임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항아리’로 오셔서 함께 공부하고, 기도하며 그 안에 머무르십시오. 나머지는 주님의 은혜의 몫입니다. 여러분이 이곳을 졸업하는 날, 누군가는 반드시 이렇게 감탄하게 될 것입니다.
“좋은 포도주를 여기에 간직해 두었군요!”
기독교학과장 권 혁 일

